웰다잉-
가까운 이의 죽음을 목도해본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생각해 봄 직한 성스러운 가치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병사나 사고사 등 예기치 못한 죽음앞에서 당황하는 우리의 모습,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 하는 남은 가족들, 무엇보다도 떠나는 당사자의 두려움과 공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죄책감 등 설명할 수 없이 많은 감정을 이 죽음 앞에서 쏟아내야 했습니다.
1. 우리는 어떻게 ‘웰다잉(Well-dying) = 좋은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80세 할머니도, 90세 할아버지도 아직 20대의 마음 그대로, 죽음 앞에서 벌써?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여전히 20대 때 하던 그대로, 그 때 하지 못했던 것들도 지금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배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배워보면 확실히 어릴 때와 배움의 속도나 몸을 쓰는 등에도 주의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물론 평소에도 꾸준히 몸을 쓰거나 마음 근육을 단련해온 분들이라면 이야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젠가 반드시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며 그에 대한 생각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존엄하고 평온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로 결심합니다.
이러한 질문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웰다잉(Well-Dying) 입니다.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 아니라,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한 철학적 태도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곧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웰다잉은 점점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도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법적, 의료적 제도가 발전하고 있으며, 웰다잉 교육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것은 결국 더 나은 현재를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웰다잉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웰다잉이란 무엇인가?
웰다잉은 말 그대로 "좋은 죽음(Well-Dying)"을 의미하며, 즐거운 죽음의 순간을 맞이해보자는 생각에 기원합니다.
이는 단순히 고통 없이 편안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과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포함, 더 나은 현재에 대한 태도까지 포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심리적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죽음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겠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살아가면서 쌓인 관계 중에서는 여전히 미안함이 남아 있거나, 화해하지 못한 관계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고, 미처 전하지 못했던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웰다잉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의료적 결정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명 치료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여 가족들도 우왕좌왕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자신의 뜻을 미리 정리해 두고 가족들에게 전달한다면 불필요한 의료적 고통을 줄이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평온을 유지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유의미하겠습니다.
웰다잉은 결국 더 나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준비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3. 죽음을 준비하는 건강한 삶의 자세
웰다잉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사람들만을 위한 개념이 아니고, 누구나 건강하고 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태도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 삶을 더욱 내실있게 가꿀 수 있습니다.
1️⃣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인해 신체적 고통을 겪으며 생의 마지막을 맞이합니다. 이 순간에도 물론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택들이 존재하지만, 평소 좀 더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삶의 질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은 너무 흔하고 뻔한 답변이지만, 이 쉬운 일상조차 해내지 못하는 것 또한 흔하고 뻔합니다.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운동을 지속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는 근력 유지가 필수적이므로, 걷기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 마지막 순간까지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무척 중요합니다.
2️⃣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감사 표현하기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앞두고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일에 미쳐 인류에게 애플을 선물한 스티브 잡스가 떠날 때 남겼던 말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 미안함에 대한 화해를 청하는 것 등의 과정을 통해 오랜 친구나 가족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은 웰다잉의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합니다.
3️⃣ 삶의 의미를 정리하고 기록하기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후손들에게 남길 가치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자서전을 작성하며 나를 되돌아보는 일,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재산 정리 및 유언장을 미리 작성하는 것도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방지하고, 자신의 뜻에 따라 재산을 나눠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기여할 방법 (기부,봉사) 등과 같은 것들도 고민해 볼 수 있겠습니다.
4️⃣ 죽음에 대한 심리적 준비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이러한 삶의 회고 및 정리를 더욱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두렵고 회피하는 죽음이 아니라,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명상하고 철학적인 사고로 단련하여 삶과 죽음의 의미를 깊이있게 탐구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또한, 종교적 신념이 있는 경우 신앙을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웰다잉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하며, 삶을 떠나는 순간을 편안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웰다잉을 실천하는 국내외 사례
웰다잉 문화는 국가와 지역마다 서로 다른 문화와 관습으로 각자 다르게 발전해 온 모양세입니다.
하지만 웰다잉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은 모두 공통적입니다. 국내외의 사례를 통해 우리와 다른 점들을 살펴보고, 앞선 웰다잉 문화를 참조해 궁극적으로 나만의 웰다잉을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일본 – ‘종활(終活, 슈카츠)’ 문화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
일본에서는 웰다잉을 실천하는 하나의 사회적 흐름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종활(終活, 슈카츠)이라는 개념으로 불리며, 이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활동"을 뜻합니다.
종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정리하는 과정을 밟으며, 대표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활동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다.
일본에서는 "내 생애 마지막 장례식"이라는 컨셉으로, 본인의 장례를 직접 기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어떤 방식으로 장례를 치를지 결정하고, 원하는 문구가 적힌 묘비를 미리 준비하기도 한다.
✔️ 자서전이나 유언장을 작성한다.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가족과 후손들에게 전할 말을 정리하는 것도 종활의 중요한 요소이다.
✔️ 불필요한 재산이나 물건을 정리한다.
죽음을 앞두고 남은 가족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미리 정리를 해두는 것이다.
이를 ‘생전 정리’라고 하며, 노년층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 호스피스 및 존엄사를 선택한다.
일본에서는 연명 치료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이를 위해 미리 호스피스 서비스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종활 문화는 일본에서 노인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일부 젊은 세대들도 미리 인생을 정리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2️⃣ 유럽 – 존엄한 죽음을 선택하는 문화
유럽에서는 "좋은 죽음(Good Death)"이라는 개념이 보편화되어 있으며, 특히 존엄사와 호스피스 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존엄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어 전세계의 환자들이 스위스행을 선택하는 것은 다소 알려진 바 있기도 합니다.
✔️ 네덜란드 & 스위스 - " 존엄사를 선택할 권리"
네덜란드와 스위스에서는 "의료적 조력이 가능한 존엄사(안락사)"가 합법화되어 있다. 이는 환자가 본인의 의지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선택권을 존중하는 제도다. 치료가 불가능한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의료진과 상담 후 존엄사를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환자들은 불필요한 고통을 겪지 않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단, 존엄사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게 된다.
✔️ 영국 – 호스피스 & 완화 의료 서비스
영국에서는 말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Hospice) 제도가 매우 발달되어 있다.이는 환자가 병원에서 연명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서비스이다.
호스피스에서는 통증 완화 치료, 심리 상담, 영적 돌봄 등을 제공하며,환자가 남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제도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심리적 안정감을 주며,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 한국 – 웰다잉 교육 & 존엄한 죽음을 위한 변화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가 도입되고 있어 눈여겨 볼 만 합니다.
✔️ 웰다잉 교육 프로그램 운영
국내에서는 "웰다잉 교육"이 노년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교육에서는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 유언장 작성, 장례 준비 등을 다루며,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연명의료결정법 도입
2018년부터 한국에서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다.이 법은 환자가 원하지 않는 연명 치료를 강제로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환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여, 본인이 원하지 않는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고 있다.
✔️ 웰다잉을 실천하는 개인 사례
증가최근 한국에서도 스스로 웰다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리 장례를 준비하거나,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SNS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고령자들은 "생전 정리(미리 물건을 정리하는 활동)" 를 하면서, 남은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5. 웰다잉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여정!
이렇듯 웰다잉은 더이상 나를 내몰아세우는 삶의 끝이 아니라, 현재의 여정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이 길의 끝에서 오롯이 나홀로 우뚝 설 수 있게 하는 더욱 건강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여유롭게 떠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웰다잉을 실천해보는 것도 의미있겠습니다. 추후에는 한국에서 웰다잉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의 움직임들이 있는지 보다 상세히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알아보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안내해드리는 포스팅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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